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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빙 로그북 작성 (습관, 데이터, 전문성)

by 다이버래빗 2026. 3. 7.

다이빙 로그북 작성 이미지

 

"다이빙 100회 넘게 했는데 로그북은 언제부터 안 썼어요?" 이 질문을 받을 때마다 저는 솔직히 좀 민망합니다. 오픈워터 교육 받을 때 선물로 받은 로그북, 처음 20~30회까지는 열심히 썼거든요.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오늘은 피곤하니까 내일 쓰지 뭐"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렇게 한번 미루기 시작하면 끝도 없습니다. 그런데 요즘 들어 다시 로그북의 중요성을 절실히 느끼고 있습니다. 특히 새로운 포인트에 갈 때마다 "저번에 5mm 수트 입었을 때 웨이트 몇 킬로 찼더라?" 하면서 기억을 더듬는 제 모습을 보면서요.

로그북 작성, 왜 점점 안 하게 될까

로그북을 열심히 쓰라는 말은 누구나 합니다. 그런데 실제로 꾸준히 쓰는 다이버는 생각보다 많지 않습니다. 저도 처음에는 생애 첫 로그북을 받았을 때 정말 설렜거든요. 다이빙 후 샤워하고 나서 다이빙컴퓨터 보면서 최대수심, 평균수심, 수온 같은 걸 하나하나 적어 넣는 게 제 경력이 쌓여가는 걸 눈으로 확인하는 것 같아서 좋았습니다.

그런데 다이빙 횟수가 늘어나면서 상황이 달라집니다. 다이빙 2~3회 하고 돌아오면 몸은 녹초가 되어 있고, 다들 맥주 마시면서 오늘 본 거북이 얘기, 상어 얘기로 하하호호 웃고 있는데 저 혼자 로그북 펴고 앉아 있으려니 은근히 소외감도 들더라고요. "마스터님, 오늘 두 번째 포인트 이름이 뭐였죠?" 물어보러 가는 것도 민망하고요. 게다가 강사님 확인 도장까지 받으려면 강사님 찾아다녀야 하는데, 이게 생각보다 번거롭습니다.

일반적으로 로그북은 다이버의 경력을 증명하는 공식 문서라고 알려져 있지만, 제 경험상 이건 '습관의 문제'입니다. 로그북 작성을 한 번 미루기 시작하면 어렸을 적 일기 쓰는 것처럼 계속 밀리게 되거든요. 그러다 보면 "어차피 안 쓸 거 왜 들고 다녀?" 하는 생각까지 들게 됩니다.

로그북에 담긴 데이터가 실력을 만든다

로그북 작성을 꾸준히 하는 친구들을 보면 한 가지 공통점이 있습니다. 바로 자기만의 '데이터베이스'를 갖고 있다는 점입니다. 저는 솔직히 매번 다이빙 갈 때마다 "이번엔 웨이트 몇 킬로 할까?" 고민하거든요. 그런데 로그북을 제대로 쓰는 친구들은 "저번에 3mm 수트에 6kg 찼더니 딱 맞았어. 이번엔 5mm니까 8kg 해야겠다" 이렇게 바로 판단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SAC Rate(Surface Air Consumption Rate, 지상 공기 소모율)란 수면 기준으로 1분당 소비하는 공기량을 의미합니다. 이 수치를 로그북에 꾸준히 기록하면 자신의 호흡 효율이 어떻게 개선되고 있는지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저도 예전에 강사님이 "너 SAC Rate 한번 계산해봐"라고 하셨을 때 무슨 말인지 몰라서 당황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쉽게 말해 내가 다이빙할 때 공기를 얼마나 아껴 쓰는지, 아니면 펑펑 쓰는지를 숫자로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실제로 미국의 PADI(Professional Association of Diving Instructors) 교육 지침에 따르면, 로그북은 단순한 기록이 아니라 다음 단계 자격증 취득을 위한 필수 증빙 서류이며 강사가 교육생의 약점을 파악하는 가장 중요한 자료로 활용됩니다(출처: PADI). 특히 어드밴스드나 다이브마스터 과정으로 넘어갈 때 로그북 검사는 필수입니다.

로그북에 기록해야 할 핵심 데이터는 다음과 같습니다.

  • 수온과 수트 두께별 적정 웨이트 무게
  • 수심별 공기 소모량과 SAC Rate
  • 장비 상태 및 점검 이력(수트 손상, 컴퓨터 배터리 교체 시기 등)
  • 포인트별 특이사항(조류 방향, 입출수 지점, 위험 요소)

이런 데이터가 쌓이면 다음 다이빙 계획을 세울 때 훨씬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준비할 수 있습니다. 저는 이걸 몰랐을 때 매번 웨이트 조절하느라 입수 초반 10분을 허비했거든요. 지금 생각하면 정말 아까운 시간입니다.

디지털 로그북과 습관 만들기

"종이 로그북은 너무 불편해요"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많을 겁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스마트폰 앱으로 로그북을 관리하는 다이버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특히 다이빙컴퓨터와 자동 연동되는 앱을 쓰면 수심, 수온, 잠수 시간 같은 기본 데이터는 버튼 하나로 자동 입력됩니다.

제가 써본 앱 중에는 Garmin Dive(가민 다이브)가 가장 편했습니다. 여기서 Garmin Dive란 가민 다이빙컴퓨터 사용자를 위한 전용 로그 관리 앱으로, GPS 정보와 수심 변화 그래프를 자동으로 기록해줍니다. 다이빙 후 컴퓨터를 스마트폰에 연결만 하면 모든 데이터가 클라우드에 저장되고, 나중에 언제든지 꺼내볼 수 있습니다. 종이 로그북처럼 젖거나 찢어질 걱정도 없고요.

또 하나 추천하고 싶은 건 Subsurface(서브서피스)입니다. 이건 리눅스 창시자 리누스 토발즈가 직접 개발한 오픈소스 소프트웨어인데, 거의 모든 브랜드의 다이빙컴퓨터와 호환됩니다. 테크니컬 다이빙을 하는 고수들이 주로 쓰는 툴이지만, 일반 레크리에이션 다이버들도 충분히 활용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디지털 로그북이라고 해서 무조건 좋은 건 아니라고 봅니다. 종이 로그북만의 감성과 아날로그적인 매력도 분명 있거든요. 다만 '지속 가능성'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디지털이 압도적으로 유리합니다. 귀찮음이라는 장벽을 낮춰주니까요.

그래도 가장 중요한 건 '습관'입니다. 로그북 작성을 거창하게 생각하지 마세요. "오늘 다이빙에 대해 한 줄이라도 쓰겠다"는 마음으로 시작하는 게 핵심입니다. 저도 요즘은 다이빙 끝나고 샤워하기 전에 일단 로그북(앱)부터 여는 습관을 들이고 있습니다. 수심이랑 수온만 입력해두고 나중에 천천히 나머지를 채워 넣는 식으로요. 한번 미루기 시작하면 다시 시작하기 정말 어렵습니다.

특히 고급 다이빙 포인트나 리브어보드 투어에서는 로그북 검사가 엄격합니다. 갈라파고스나 코코스 섬 같은 곳은 일정 횟수 이상의 로그 기록이 없으면 아예 입수를 제한하기도 합니다. 이럴 때 "저 사실 100번 넘게 다이빙했는데 로그북이 없어서요..." 하면 정말 억울하잖아요. 로그북은 단순한 기록이 아니라 여러분의 전문성을 증명하는 가장 확실한 도구입니다.

로그북 작성은 결국 자기 자신을 위한 투자입니다. 당장은 귀찮고 번거로울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그 데이터가 여러분의 다이빙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켜줄 겁니다. 저도 이제는 로그북을 다시 쓰기 시작했습니다. 뒤늦게라도 제 다이빙 역사를 기록으로 남기고 싶어서요. 여러분도 오늘부터 시작해보시는 건 어떨까요? 완벽하게 쓰려고 하지 말고, 일단 한 줄이라도 적는 것부터요.


참고: https://blog.padi.com/why-keeping-a-logbook-will-help-make-you-a-better-diver/
https://www.padi.com
https://www.diversalertnetwork.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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