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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쿠버다이빙 갈증 (건조한 공기, 침수 이뇨, 탈수 예방)

by 다이버래빗 2026. 4. 1.

스쿠버다이빙 갈증 관련 사진

 

물 속에서 목이 마를 수 있다고 하면 믿어지시나요? 사방이 온통 물인데 말이죠. 그런데 실제로 다이빙을 해보신 분들은 다들 공감하실 겁니다. 다이빙 끝나고 나오면 입안이 바싹 마르고 물을 들이켜고 싶은 갈증이 엄청나거든요. 저는 심지어 다이빙 중간에도 목이 심하게 건조해서 기침이 터져 나오려고 할 때가 있습니다. 물속에서 웻슈트를 입고 있으니 땀 흘리는지도 모르고, 정작 수분은 계속 빠져나가고 있다는 사실을 나중에야 알게 됐어요.

건조한 공기: 레귤레이터가 만드는 사막

스쿠버 탱크 안에 들어 있는 공기는 우리가 평소 마시는 공기와 완전히 다릅니다. 압축 과정에서 수분이 거의 제거된 상태, 즉 상대 습도가 0.1% 미만인 극도로 건조한 공기를 우리는 레귤레이터를 통해 들이마시게 됩니다. 여기서 상대 습도란 공기가 머금을 수 있는 수분 대비 실제로 포함된 수분의 비율을 뜻하는데, 0.1%는 거의 사막 수준입니다.

왜 이렇게 건조하게 만드냐면, 레귤레이터 내부 부식을 막고 저온에서 밸브가 얼어붙는 '아이싱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서입니다. 장비 보호를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죠. 문제는 이 건조한 공기가 우리 폐로 들어갈 때 발생합니다. 폐는 점막을 보호하기 위해 들어오는 공기를 100% 습도로 만들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우리 체내 수분이 계속 증발하면서 빠져나갑니다.

제 경험상 40분 정도 다이빙하고 나면 입천장이 거칠거칠해지는 느낌이 확실히 들더라고요. 호흡할 때마다 수분이 날아가니까 장시간 다이빙일수록 갈증이 심해지는 건 당연한 일입니다(출처: PADI). 저는 이게 너무 심해서 나름대로 꼼수를 하나 찾았는데, 레귤레이터를 문 상태에서 바닷물을 아주 살짝만 머금었다가 바로 뱉어내는 겁니다. 염분이 침샘을 자극해서 침이 고이거든요. 물론 바닷물을 마시면 안 되지만, 입가심 정도로만 하면 목을 좀 축일 수 있어서 도움이 됐습니다.

침수 이뇨: 몸이 착각하는 수분 과다

다이빙하다 보면 화장실 가고 싶은 느낌이 자꾸 드는 경험 해보셨나요? 이게 단순히 차가운 물 때문이 아니라 '침수 이뇨(Immersion Diuresis)'라는 생리 현상 때문입니다. 침수 이뇨란 물에 잠겼을 때 우리 몸이 소변을 평소보다 많이 배출하는 현상을 말합니다.

수압이 몸을 압박하면 팔다리에 있던 혈액이 가슴 쪽 중심부로 몰리게 됩니다. 그러면 우리 몸의 센서가 "어? 가슴에 피가 너무 많네? 체액이 과다한가?"라고 착각하게 되죠. 실제로는 수분이 부족한데도 말이에요. 이 착각으로 인해 심방나트륨이뇨펩타이드(ANP)라는 호르몬이 분비되고, 반대로 항이뇨호르몬(ADH)은 억제됩니다.

ANP는 신장에게 "물 많으니까 소변으로 빼!"라는 신호를 보내는 호르몬이고, ADH는 "물 아껴 써!"라는 신호를 보내는 호르몬입니다. 결과적으로 신장은 혈액 속 수분을 소변으로 빠르게 배출하기 시작합니다. 다이버는 실제로 수분이 부족한데도 몸의 착각 때문에 계속 수분을 잃게 되는 거죠(출처: Journal of Applied Physiology).

제 경험상 이건 정말 확실합니다. 다이빙 끝나고 나오면 소변 색깔이 진한 노란색일 때가 많거든요. 이건 이미 탈수가 상당히 진행됐다는 신호입니다. 그래서 요즘은 다이빙 전날부터 물을 의식적으로 많이 마시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체온 유지와 숨겨진 땀: 우리가 모르는 수분 손실

물은 공기보다 열전도율이 약 25배 높습니다. 쉽게 말해 물속에서는 체온이 훨씬 빠르게 빼앗긴다는 뜻입니다. 웻슈트를 입어도 완전히 막을 수는 없고, 우리 몸은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대사 활동을 평소보다 훨씬 활발하게 돌립니다.

체온 유지를 위해 에너지를 연소하는 과정에서 수분이 소모되는데, 더 큰 문제는 따뜻한 바다에서 다이빙할 때입니다. 수온이 높은 지역에서는 슈트 안에서 땀을 흘리게 되는데, 물속에 있으니까 땀이 나는지조차 인지하지 못합니다. 저도 동남아 다이빙 갔을 때 3mm 슈트 입고 들어갔다가 나중에 슈트 벗으니까 속옷이 완전히 젖어 있더라고요. 그때 깨달았습니다. '아, 내가 물속에서도 땀을 흘리고 있었구나.'

이렇게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수분이 빠져나가니까 다이빙 후 탈수 증상이 심하게 오는 겁니다. 피로감, 두통, 어지러움 같은 증상이 나타나면 이미 상당한 탈수 상태라고 봐야 합니다. 다이빙 전후로 물을 충분히 마시는 게 이런 증상을 확실히 줄여줍니다.

탈수와 감압병: 생명을 위협하는 연결고리

단순히 목마른 게 문제가 아닙니다. 탈수는 감압병(Decompression Sickness, DCS)이라는 치명적인 질환의 위험을 높입니다. 감압병이란 다이빙 중 체내에 녹아 있던 질소가 수면으로 올라오면서 기포로 변해 혈관이나 조직을 막는 질환입니다.

혈액 내 수분이 줄어들면 혈액의 점도, 즉 끈적끈적한 정도가 높아집니다. 걸쭉해진 혈액은 조직에 쌓인 질소를 폐로 운반하여 배출하는 능력이 떨어지게 됩니다. 감압 정지를 제대로 지켰어도 혈액 순환이 원활하지 않으면 질소가 제때 빠져나가지 못하고 기포가 생길 위험이 커지는 거죠.

Divers Alert Network(DAN)의 연구에 따르면 적절한 수분 섭취는 감압병 예방에 중요한 요소 중 하나입니다(출처: DAN). 전문가들이 다이빙 전후로 카페인 없는 음료를 충분히 마시라고 강조하는 이유가 바로 이것입니다. 카페인은 이뇨 작용을 촉진해서 오히려 탈수를 가속화하거든요.

저는 이 부분만큼은 타협하지 않습니다. 다이빙 전날 저녁부터 커피를 마시지 않고, 아침에 일어나서 물 500ml 이상 마시고, 다이빙 끝나고도 바로 물 한 병을 비웁니다. 이게 번거로워 보여도 안전을 위해서는 꼭 필요한 습관이라고 생각합니다. 목이 마르다고 느끼는 순간은 이미 신체가 2% 이상의 수분을 잃은 상태라고 하니까, 갈증을 느끼기 전에 미리 수분을 보충하는 게 핵심입니다.

정리하면, 물속의 역설적인 갈증은 건조한 공기, 침수 이뇨, 그리고 체온 유지 과정에서 발생하는 복합적인 생리 현상입니다. 단순히 불편한 증상을 넘어 안전과 직결된 문제이기 때문에, 다이빙을 즐기시는 분들이라면 수분 관리를 생활화하셔야 합니다. 저도 처음엔 이렇게까지 신경 써야 하나 싶었는데, 막상 실천해보니 다이빙 후 컨디션이 확실히 달라지더라고요. 우리 모두 안전하고 즐거운 다이빙을 위해 물 한 잔의 중요성을 기억했으면 좋겠습니다.


참고: https://www.scubadiving.com/healthy-diver-dri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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