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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부 스쿠버다이빙 (막탄, 말라파스쿠아, 모알보알)

by 다이버래빗 2026. 4. 15.

세부 스쿠버다이빙 사진

 

한국에서 비행기로 4시간 밖에 걸리지 않는데 수중환경이 좋아 많은 한국인들이 다이빙이나 스노클링을 하러 세부를 찾죠. 그래서 세부 다이빙을 처음 검색해보면 정보가 너무 많아서 오히려 어디서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분들이 많습니다. 막탄으로 갈지, 말라파스쿠아까지 가야 할지, 아니면 모알보알이 더 나은지. 저도 처음엔 그랬습니다. 그래서 직접 다녀온 경험을 바탕으로, 각 지역이 어떤 다이버에게 맞는지 정리해봤습니다.

막탄: 공항에서 30분, 그런데 바다는 생각보다 깊다

세부에 처음 오는 다이버라면 막탄(Mactan)에서 시작하는 것이 현실적입니다. 막탄 국제공항에서 다이빙샵까지 이동 시간이 30분도 채 걸리지 않아서,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장비를 챙겨 바다로 나갈 수 있습니다. 실제로 저도 입국 당일 오후에 입수한 적이 있는데, 이런 접근성은 다른 동남아 다이빙 지역에서 쉽게 누리기 어려운 부분입니다.

막탄 앞바다는 월 다이빙(Wall Diving)으로 유명합니다. 여기서 월 다이빙이란 수중 절벽을 따라 내려가며 다이빙하는 방식을 말하는데, 막탄의 경우 입수 직후부터 수심 40m 이상으로 떨어지는 수직 지형이 펼쳐집니다. 절벽 벽면에는 부채산호와 연산호가 빽빽하게 붙어 있어서, 천천히 중성 부력을 잡고 흘러가면 그냥 영상 찍어도 작품이 나올 정도입니다.

한 가지 미리 말씀드리고 싶은 건, 막탄이 편안한 다이빙 지역이라는 인상이 강하지만 포인트에 따라 조류가 꽤 셉니다. 콘티키(Kontiki)나 힐루뚱안(Hilutungan) 같은 포인트에서는 갑작스러운 하강 조류, 즉 다운커런트(Down-current)가 발생하기도 합니다. 다운커런트란 수면 아래로 급격하게 물이 흘러내려가는 현상으로, 경험이 적은 다이버가 당황하면 통제가 어려울 수 있습니다. 입수 전 브리핑을 절대 건성으로 듣지 마시길 바랍니다.

제가 막탄 앞바다에서 다이빙하던 중 고래상어를 마주친 적이 있습니다. 정말 운이 좋았던 경우고, 가끔씩 막탄 앞을 지나간다고 현지 가이드가 말해줬는데 실제로 보게 되니 황당할 정도로 기뻤습니다.

말라파스쿠아: 환도상어를 만나러 가는 길

막탄에서 차로 3시간, 거기서 다시 배로 30분을 더 들어가야 합니다. 말라파스쿠아(Malapascua)는 접근이 불편한 것이 사실입니다. 그런데도 전 세계 다이버들이 이곳을 찾는 이유는 단 하나, 환도상어 때문입니다.

환도상어(Thresher Shark, 학명 Alopias pelagicus)는 꼬리지느러미가 몸길이의 절반 가까이 되는 심해 상어입니다. 쉽게 말해 꼬리가 유난히 긴 상어인데, 이 꼬리로 먹이를 후려쳐 기절시키는 사냥 방식을 씁니다. 이 상어를 육안으로 볼 수 있는 곳은 전 세계에서 말라파스쿠아의 모나드 숄(Monad Shoal)이 거의 유일합니다.

모나드 숄이란 수중에 솟아오른 섬 형태의 지형을 뜻합니다. 이 지형이 청소 물고기들의 서식지가 되고, 환도상어는 몸에 붙은 기생충을 제거하기 위해 이곳을 찾아옵니다. 수심 30m 권에서 만날 수 있다는 점이 특히 의미 있습니다.

7년 전 말라파스쿠아에서 새벽 4시에 일어나 입수했던 기억이 아직도 선명합니다. 어둑한 바다에서 수심을 내리다가 저 아래에서 긴 꼬리가 유유히 지나가던 순간은 다이빙 인생에서 손에 꼽히는 장면입니다. 당시엔 반드시 새벽 일찍 나가야 했는데, 요즘은 새로운 포인트가 개발되면서 조금 더 합리적인 시간대에도 환도상어를 볼 수 있다고 합니다.

다이빙 안전 측면에서, 말라파스쿠아에서 환도상어를 보려면 수심 30m 이상을 내려가야 합니다. 이때 반드시 신경 써야 할 것이 NDL(무감압 한계)입니다. NDL이란 감압 정지 없이 수면으로 올라올 수 있는 수중 체류 시간의 한계를 말합니다. 이 시간을 초과하면 감압병 위험이 생기므로, 딥 다이빙 경험이 충분한 분이라도 잔압과 NDL 관리에 집중해야 합니다(출처: DAN(Divers Alert Network)).

특히 딥 다이빙 시 체류 시간을 확보해주는 나이트록스(Nitrox) 활용법이나 환도상어를 자극하지 않는 관찰 에티켓에 대한 더 자세한 내용은 말라파스쿠아 환도상어 다이빙 (클리닝 스테이션, 나이트록스, 다이빙 에티켓) 포스팅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모알보알과 오슬롭: 가보고 싶은 곳과 한 번쯤 생각해볼 것

솔직히 고백하면 저는 아직 모알보알(Moalboal)에 가보지 못했습니다. 다음 세부행 때는 꼭 들르고 싶은 곳인데, 파낙사마 비치 앞바다에서 수백만 마리의 정어리 떼가 만들어내는 장면은 영상으로만 봐도 압도적입니다.

모알보알의 정어리 떼는 일시적인 계절 현상이 아닙니다. 이곳은 전 세계적으로 보기 드문 연안 정어리 상주 현상이 나타나는 곳으로, 드롭 오프(Drop-off) 지형 덕분에 가능합니다. 드롭 오프란 얕은 수심에서 갑자기 깊은 수심으로 바닥이 끊어지는 지형을 뜻하는데, 이 구조가 정어리 떼에게 포식자를 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줍니다.

오슬롭 고래상어 피딩에 대해서는 지속 가능한 다이빙을 지향한다면 한 번쯤 진지하게 생각해보셔야 합니다. 오슬롭에서는 인위적으로 먹이를 공급해 고래상어(Rhincodon typus)를 유치하는 방식으로 관광이 운영되는데, 이 방식이 고래상어의 회유 본능을 억제하고 영양 불균형을 유발한다는 학계의 연구 결과가 이미 나와 있습니다(출처: PADI Travel). 저는 그 경험 자체를 부정하지는 않지만, 이런 배경을 알고 선택하는 것과 모르고 가는 것은 다르다고 봅니다.

세부 다이빙 전에 반드시 알아야 할 것들

세부가 다이빙하기 편한 곳인 건 맞습니다. 그런데 그 편안함에 기대다가 낭패 보는 경우도 분명히 있습니다. 제가 직접 보고 느낀 것들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포인트 브리핑은 반드시 집중해서 들을 것. 세부는 지역에 따라 조류 세기가 전혀 다릅니다.
  • 중성 부력 유지를 철저히 할 것. 산호초가 핀킥 하나에 수십 년이 무너집니다.
  • 현지 크루와 가이드를 사람 대 사람으로 대할 것. 다이빙 비용이 저렴하다고 해서 함부로 대해선 안 됩니다.
  • 황제 다이빙 시스템을 활용할 것. 필리핀 다이빙의 황제 다이빙이란 보트 위에서 음식과 음료를 제공받으며 하루 종일 여유롭게 다이빙하는 방식으로, 체력 소모를 줄이고 다이빙 자체에 집중할 수 있게 해줍니다.

메가파우나(Megafauna), 즉 고래상어나 환도상어처럼 대형 해양 생물과의 조우는 언제나 운이 따라야 합니다. 하지만 그 운이 찾아왔을 때 제대로 즐기려면 기본기가 갖춰져 있어야 합니다. 세부 바다는 그 기본기를 시험하기에도, 보상받기에도 충분한 곳입니다.

세부 다이빙을 고민 중이시라면, 일단 막탄부터 시작하셔도 충분히 만족스러운 경험이 됩니다. 거기서 더 멀리 가고 싶은 마음이 생기면 그때 말라파스쿠아를 노려보세요. 저도 다음 주에 다시 그 바다로 들어갑니다. 환도상어가 기다리고 있을 거라 생각하니 벌써 설레네요!


참고: https://www.padi.com/diving-in/cebu/
https://dan.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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