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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빙 시 수중 촬영 (광학적 한계, 장비 선택, 중성부력)

by 다이버래빗 2026. 4. 22.

수중촬영 사진

 

솔직히 저는 처음 스쿠버다이빙을 배울 때, 수중에서 카메라를 든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 전혀 몰랐습니다. 내 몸 하나 컨트롤 하는 것도 버거운데, 거기다 장비까지 들고 뭔가를 찍겠다는 건 언감생심이었으니까요. 그런데 실력이 조금씩 쌓이고, 옆에서 열심히 카메라를 들이대는 동료 다이버들을 보다 보니 저도 결국 수중 촬영의 세계로 뛰어들게 됐습니다. 그 과정이 생각보다 훨씬 복잡했고, 거기서 배운 것도 많았죠.

물속에서 빛이 어떻게 사라지는가

수중 촬영을 처음 시작하는 분들 중에 "그냥 카메라 들어가면 되는 거 아니야?"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는데, 저는 직접 겪어보고 나서야 그게 얼마나 순진한 생각인지 알게 됐습니다.

물속에서 빛은 공기 중과 완전히 다르게 움직입니다. 가장 먼저 이해해야 할 건 색의 흡수(Absorption)입니다. 여기서 색의 흡수란, 빛이 물을 통과하면서 파장이 긴 색부터 차례대로 사라지는 현상을 말합니다. 수심 5m만 내려가도 붉은색이 거의 없어지고, 10m에서는 주황색, 15m에서는 노란색까지 흡수됩니다. 결국 깊어질수록 온 세상이 파랗게 변하는, 이른바 블루 워시(Blue Wash) 현상이 나타납니다.

제가 처음 미러리스 카메라를 들고 들어갔을 때, 결과물을 보고 당황했던 기억이 납니다. 분명히 눈으로는 형형색색이었는데 사진에는 온통 파랗고 칙칙한 색만 남아 있었습니다. 그래서 결국 스트로브(Strobes) 사용을 고민하기 시작했는데, 스트로브란 순간적으로 강한 빛을 발사하는 수중 전용 플래시로, 흡수된 색을 인공조명으로 복원해주는 역할을 합니다. 만약 영상 촬영을 위해 지속광을 고민 중이라면 다이빙 라이트 선택법 (루멘, 조사각, 백스캐터) 을 통해 나에게 맞는 광원을 먼저 이해하는 것이 좋습니다.

굴절(Refraction) 문제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여기서 굴절이란 물과 공기의 밀도 차이로 인해 빛의 방향이 꺾이는 현상으로, 수중에서는 사물이 실제보다 약 33% 더 크고 25% 더 가까워 보이게 만듭니다. 이 때문에 초점 거리 계산이 복잡해지는데, 이를 보정하기 위해 수중 하우징 전면에 돔 포트(Dome Port)를 장착합니다. 돔 포트란 구형 유리 렌즈로, 굴절에 의한 왜곡을 광학적으로 상쇄해주는 부품입니다.

고프로냐, 미러리스냐, 장비 선택의 현실

많은 사람들이 고프로가 수중 촬영에 제격이라고 생각하시는데, 저는 고프로를 직접 써보고 나서 생각이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친구한테 고프로를 빌려서 몇 번 물 속에 들어가봤는데, 눈으로는 크게 보이던 물고기가 결과물에서는 손톱만 하게 찍혔습니다. 고프로는 구조상 화각이 매우 넓게 고정되어 있어, 피사체를 코앞에 들이밀지 않으면 원하는 크기로 담기가 어렵습니다. 극단적으로 넓은 시야를 가진 초광각 화각 특성 탓입니다.

그래서 저는 서랍에 잠들어 있던 미러리스 카메라를 꺼내고, 맞는 수중 하우징을 따로 구입해서 들어갔습니다. 결과는 완전히 달랐습니다. 원근 조절이 가능하고, 피사체가 큼직하게 담겼습니다. 제가 직접 써봤는데, 이건 체감 차이가 정말 크더라고요.

수중 촬영 장비는 크게 두 방향으로 나뉩니다.

  • 마크로(Macro) 촬영: 누디브랜치(갯민숭달팽이)나 해마처럼 아주 작은 생물을 고배율로 담는 방식입니다. 피사계 심도(Depth of Field)가 극도로 얕아지기 때문에, 조금만 흔들려도 핀이 나갑니다. 마크로 촬영이 어려운 이유가 바로 여기 있습니다. 피사계 심도란 사진에서 선명하게 찍히는 앞뒤 범위를 말하는데, 이게 좁을수록 조금만 움직여도 초점이 벗어납니다.
  • 광각(Wide-angle) 촬영: 산호초 전경이나 고래상어처럼 넓고 큰 피사체를 담습니다. 핵심은 피사체에 최대한 가까이 붙는 것인데, 카메라와 피사체 사이의 물 층이 두꺼울수록 색이 바래고 시야가 흐려지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또 신경 써야 할 게 백스캐터(Backscatter)입니다. 백스캐터란 물속에 떠 있는 미세한 부유물이 조명 빛을 반사해 사진에 하얀 점처럼 찍히는 현상입니다. 이를 줄이기 위해 전문가들은 조명 암(Arm)을 길게 빼서 조명을 렌즈 축 바깥쪽으로 위치시킵니다. 조명을 렌즈 바로 옆에 붙여두면 백스캐터가 심해진다는 건, 직접 찍어보고 나서야 체감했습니다.

장비보다 먼저 갖춰야 하는 것

수중 촬영을 잘하고 싶다면 장비부터 사야 한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는데, 제 경험상 저는 그 순서가 잘못됐다고 생각해요. 카메라는 수중에서 내 몸이 안정됐을 때 비로소 의미가 있습니다.

수중 촬영에서 중성 부력(Neutral Buoyancy)은 선택이 아니라 전제 조건입니다. 중성 부력이란 물속에서 뜨지도 가라앉지도 않는 상태, 즉 원하는 수심에 몸이 그대로 멈춰 있는 상태를 말합니다. 이게 안 되면 촬영 자체가 불가능합니다. 피사체에 접근하려다 핀킥 한 번 잘못 하면 산호를 건드리고, 바닥을 휘저으면 침전물이 올라와 시야가 막힙니다. 촬영 퀄리티가 떨어질 뿐 아니라 생태계에도 직접적인 피해를 줍니다.

PADI(세계 최대 다이빙 교육 기관)도 수중 촬영 입문 가이드에서 "촬영 전 중성 부력과 핀킥 컨트롤이 완성되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출처: PADI). 카메라라는 무거운 짐을 들고도 안전을 확보하려면 스쿠버다이빙 중성부력 (호흡조절, 웨이트, 안전) 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합니다. 촬영에만 집중하다가 본인의 수심이나 잔압을 놓치는 실수는 베테랑들에게도 종종 일어나는 위험한 상황이니까요. 촬영으로 인해 팀에 민폐를 끼치거나, 조류가 강한 포인트에서 위험한 상황에 빠지는 경우도 실제로 있습니다. 내 몸 컨트롤이 우선이라는 건, 저도 초반에 많이 체감했던 부분입니다.

내셔널 지오그래픽이 소개한 수중 사진 전문가들도 공통적으로 강조하는 원칙이 있는데, 그건 "피사체에 최대한 가까이 다가가라"는 겁니다(출처: National Geographic). 카메라와 피사체 사이의 물 층을 줄일수록 색이 살아나고 선명도가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가까이 다가가서 멈추는 것은 오로지 다이버의 기술에 달려 있습니다. 결국 좋은 수중 사진은 셔터를 누르는 손가락이 아니라, 미세하게 부력을 조절하는 다이버의 호흡에서 완성됩니다. 성공적인 샷을 위해 몸을 고정하는 법이 궁금하다면 스쿠버다이빙 호흡 부력조절 (폐 활용법, 중성부력, BCD 차이) 을 통해 다이빙의 기초를 다시 점검해 보시길 바랍니다. 장비를 바꾸기 전에 내 몸을 물속에서 얼마나 자유자재로 다루느냐가 결과물의 급을 결정하기 때문입니다.

요즘은 사진보다 동영상 콘텐츠를 올리는 다이버들이 확연히 많아졌고, 저도 솔직히 영상 장비가 슬슬 눈에 들어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장비를 바꾸기 전에 지금의 미러리스 셋업으로 더 잘 찍는 연습을 먼저 해야겠다는 생각이 앞섭니다. 결국 좋은 사진은 좋은 장비가 아니라, 물속에서 내 몸을 얼마나 잘 다루느냐에서 시작하니까요. 수중 촬영에 관심이 생겼다면, 장비를 사기 전에 나의 중성 부력부터 완성하는 것이 훨씬 현명한 순서라고 생각합니다.


참고: https://www.nationalgeographic.com/photography/article/underwater-photography-tips
https://www.pa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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