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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쿠버다이빙 이퀄라이징 (발살바, 프렌젤, 귀 통증)

by 다이버래빗 2026. 3. 20.

 

솔직히 저는 7년 전 보홀에서 친구가 이퀄라이징으로 고생하는 모습을 보기 전까지, 귀 압력 평형이 이렇게 심각한 문제인지 몰랐습니다. 그 친구는 강사가 옆에 붙어서 일대일 밀착 교육을 받았고, 겨우겨우 오픈워터 자격증을 땄지만 한국에 돌아와 이비인후과를 찾았습니다. 선천적으로 이퀄라이징이 잘 안 되는 귀 구조를 가졌다는 진단을 받았고, 그때서야 저는 이퀄라이징이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해부학적 이해가 필요한 영역이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다이빙을 시작하려는 분들, 특히 귀가 잘 안 뚫린다고 느끼시는 분들께 제 경험과 전문 지식을 바탕으로 실질적인 해결 방향을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왜 귀가 아플까: 보일의 법칙과 이관의 구조

수심이 깊어질수록 귀가 아픈 이유는 물리학의 기본 원리인 보일의 법칙(Boyle's Law) 때문입니다. 여기서 보일의 법칙이란 일정한 온도에서 기체의 압력과 부피가 반비례한다는 법칙으로, 수식으로 표현하면 P₁V₁ = P₂V₂입니다. 쉽게 말해 수심 10m마다 압력이 1기압씩 증가하면, 귀 안의 공기 부피는 그만큼 줄어든다는 뜻입니다. 이때 고막이 안쪽으로 말려 들어가며 통증이 발생하는데, 이를 중이강 압착(Middle Ear Barotrauma)이라고 부릅니다(출처: Divers Alert Network).

문제는 귀와 코를 연결하는 이관(Eustachian tube)이라는 통로가 평소에는 닫혀 있다는 점입니다. 이관은 보통 침을 삼키거나 하품할 때 주변 근육인 구개범장근(Tensor Veli Palatini)에 의해 일시적으로 열립니다. 하지만 다이빙 중에는 수압이 이관 입구를 눌러 막아버리기 때문에, 자연스러운 개방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여기에 감기나 알레르기 비염으로 점막이 부어 있거나, 흡연으로 인해 점액이 과도하게 분비된 상태라면 이관이 더욱 좁아져 이퀄라이징이 거의 불가능해집니다.

제가 보홀에서 만난 그 친구도 바로 이런 해부학적 요인 때문에 고생했던 겁니다. 강사가 아무리 발살바 기법을 알려줘도 이관 자체가 선천적으로 좁았기 때문에, 공기가 귀로 넘어가는 통로가 제대로 확보되지 않았던 거죠. 다행히 의학적 검사를 받고 나서야 본인의 상태를 정확히 알게 되었고, 이후 다이빙 계획을 조정할 수 있었습니다. 이처럼 이퀄라이징은 단순히 "코 잡고 힘주기"가 아니라, 자신의 귀 구조를 이해하고 적절한 기법을 선택하는 과정입니다.

발살바와 프렌젤: 두 기법의 결정적 차이

대부분의 오픈워터 교육에서 가르치는 이퀄라이징은 발살바 기법(Valsalva Maneuver)입니다. 코를 잡고 배와 가슴에 힘을 주어 폐의 공기를 귀 쪽으로 밀어내는 방식이죠. 배우기 쉽고 직관적이라는 장점이 있지만, 제 경험상 이 방법은 수심이 깊어질수록 한계가 명확합니다. 폐가 수압에 의해 압착되면 밀어낼 공기 자체가 부족해지거든요. 게다가 너무 세게 힘을 주면 흉강 내압이 상승해 심박수에 영향을 주거나, 코 혈관이 약한 경우 코피가 나는 경우도 종종 봅니다. 실제로 저도 초보 시절 너무 과격하게 발살바를 하다가 수면 위로 올라왔을 때 코에서 피가 조금씩 나왔던 적이 있습니다.

반면 프렌젤 기법(Frenzel Maneuver)은 폐의 공기를 쓰지 않고, 입안의 공기를 혀 뒷부분을 들어 올리는 피스톤 운동으로 귀에 밀어 넣는 방식입니다. 여기서 프렌젤이란 1938년 독일 의사 헤르만 프렌젤이 개발한 압력 평형 기법으로, 성대(Glottis)를 닫은 상태에서 혀를 상구개 쪽으로 밀어 올려 비강 내 압력을 높이는 원리입니다. 처음에는 근육 사용법이 생소하고 어렵지만, 일단 익숙해지면 손을 쓰지 않아도 세밀한 압력 조절이 가능해집니다. 물속에서 카메라 들고 라이트 잡고 있을 때 발살바처럼 일일이 코를 잡아야 하는 번거로움이 없다는 게 프렌젤의 가장 큰 매력입니다.

프렌젤을 연습할 때 가장 중요한 단계는 성대 폐쇄와 혀의 피스톤 동작을 분리해서 익히는 겁니다. 거울 앞에서 입을 벌린 채로 숨을 멈춰보세요. 목구멍 깊은 곳에서 공기를 막고 있는 느낌이 든다면 성대가 제대로 닫힌 겁니다. 그 상태에서 "커, 커, 커" 또는 "트, 트, 트" 소리를 내듯 혀 뒷부분을 입천장 쪽으로 강하게 들어 올리면, 코를 잡은 손가락 사이로 공기가 빵빵하게 차오르는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배에는 전혀 힘이 들어가지 않아야 정확한 프렌젤입니다. 저는 이 훈련을 출퇴근길 차 안에서 매일 5분씩 반복했고, 한 달 정도 지나자 물속에서도 자연스럽게 프렌젤을 쓸 수 있게 되었습니다.

실전에서 귀를 지키는 구체적인 방법들

이퀄라이징에서 가장 중요한 원칙은 "통증이 느껴지기 전에 미리 하라"입니다. 통증은 이미 이관이 수압에 의해 잠겼다는 신호이기 때문에, 그 시점에서는 아무리 힘을 줘도 공기가 넘어가지 않습니다. 수면에서부터 이퀄라이징을 시작해서 50cm 내려갈 때마다 습관적으로 해주는 게 가장 안전합니다. PADI(Professional Association of Diving Instructors) 교육 자료에 따르면, 초보 다이버의 약 30%가 하강 초기 2~3m 구간에서 이퀄라이징 실패로 다이빙을 중단한다고 합니다(출처: PADI).

만약 한쪽 귀가 특히 잘 안 뚫린다면, 그쪽 귀가 수면을 향하도록 고개를 기울여 보세요. 이관 주변 근육이 신전되면서 통로가 조금 더 넓어지는 효과가 있습니다. 저도 오른쪽 귀가 왼쪽보다 이퀄라이징이 늦게 되는 편인데, 하강할 때 살짝 오른쪽으로 고개를 틀면 확실히 수월해집니다. 또 하나 간과하기 쉬운 팁은 수분 섭취입니다. 다이빙 전날 충분한 물을 마셔야 점막이 촉촉하게 유지되고, 점액이 끈적해져서 이관 입구를 막는 상황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절대로 해서는 안 되는 행동도 있습니다.

  • 귀가 안 뚫린다고 무리하게 계속 하강하는 것: 고막 파열이나 내이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 면봉으로 귀 깊숙이 닦는 행위: 외이도염을 유발하고 점막을 예민하게 만들어 이퀄라이징을 더 어렵게 합니다.
  • 감기나 비염 증상이 있는 상태에서 무리하게 다이빙하는 것: 이관이 이미 부어 있는 상태라면 어떤 기법을 써도 소용없습니다.

제가 보홀에서 만난 친구처럼, 정말 열심히 노력했는데도 이퀄라이징이 잘 안 된다면 그건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신체 구조의 문제일 수 있습니다. 그럴 땐 다이버들에게 잘 알려진 이비인후과를 찾아가서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게 중요합니다. 선천적으로 이관이 좁거나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면, 무리하게 다이빙을 강행하기보다는 스노클링이나 얕은 수심 활동으로 방향을 전환하는 것도 현명한 선택입니다.

이퀄라이징은 다이버의 그날 컨디션을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발살바와 프렌젤 두 기법을 모두 익혀두면 상황에 맞게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고, 손을 쓰지 않아도 되는 프렌젤을 익히면 수중 촬영이나 장비 조작이 훨씬 자유로워집니다. 하지만 기술보다 더 중요한 건 자기 몸의 신호를 듣는 겁니다. 어떤 방법을 써도 귀가 뚫리지 않는다면, 그날은 바다가 주는 휴식의 신호로 받아들이고 과감히 다이빙을 멈추는 용기도 필요합니다. 올바른 해부학적 이해와 꾸준한 연습을 통해, 통증 없는 푸른 바다를 자유롭게 누리시길 바랍니다.


참고: https://blog.padi.com/10-tips-for-equalizing-ears/
https://dan.org
https://www.pa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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