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년 넘게 스쿠버다이빙을 즐기면서 저도 늘 등 뒤에 탱크를 메고 다녔습니다. 그런데 몇 년 전부터 다이빙 후 허리가 묵직하게 아프더라고요. 처음엔 나이 탓인가 싶었는데, 함께 다이빙하는 친구가 "그러면 사이드마운트 한번 해보는 게 어때?" 하더군요. 사이드마운트(Sidemount)란 탱크를 등 뒤가 아니라 옆구리 양쪽에 장착하는 방식입니다. 쉽게 말해 탱크를 몸통 옆에 끼고 다이빙하는 거죠. 처음엔 왜 굳이 귀찮게 장비 배치를 바꿔야 하나 싶었지만, 허리 부담이 덜하다는 말에 관심이 생겼습니다.
허리 부담을 줄이는 사이드마운트의 인체공학
백마운트(Backmount) 시스템은 탱크의 무게가 척추와 허리에 직접 하중을 가합니다. 여기서 하중이란 중력 방향으로 작용하는 무게 압력을 의미하는데, 보통 10~15kg에 달하는 탱크를 등에 메면 척추 기립근과 요추에 지속적인 스트레스가 쌓입니다. 저도 다이빙 후 허리가 뻐근한 게 바로 이 때문이었던 거죠.
반면 사이드마운트는 탱크를 신체 측면에 분산 배치합니다. 무게중심(Center of Gravity)이 몸의 중심선과 가까워지면서 허리에 가해지는 부담이 현저히 줄어듭니다(출처: TDI). 실제로 수중에서는 탱크의 부력을 활용해 거의 무중력 상태처럼 느껴지기 때문에, 허리 디스크나 만성 통증이 있는 다이버들에게 권장되는 방식입니다. 저처럼 나이 들어 허리가 약해진 다이버라면 한 번쯤 진지하게 고려해볼 만합니다.
또한 사이드마운트는 장비를 수면이나 수중에서 장착할 수 있어, 육상에서 무거운 탱크를 메고 이동하는 수고를 덜 수 있습니다. 배를 타고 이동하거나 해변에서 입수할 때 이 차이가 정말 큽니다.
동굴과 좁은 공간, 그리고 장비 선택의 기준
사이드마운트는 원래 1960년대 동굴 탐험가들이 좁은 수로(Sump)를 통과하기 위해 고안한 시스템입니다. 여기서 Sump란 동굴 내부에서 물로 완전히 잠긴 좁은 통로를 뜻합니다. 등 뒤 탱크가 천장에 걸려 더 이상 전진할 수 없는 상황에서, 탱크를 떼어 옆에 붙이면 몸의 두께가 줄어들어 통과가 가능해집니다.
이런 원리 덕분에 멕시코 세노테(Cenote)나 태국 동굴 같은 테크니컬 다이빙(Technical Diving) 포인트에서는 사이드마운트가 필수입니다. 저는 아직 동굴 다이빙 경험은 없지만, 난파선 내부나 암초 사이 좁은 틈을 지날 때도 백마운트보다 훨씬 유리하다는 걸 쉽게 상상할 수 있습니다.
또한 사이드마운트는 두 개의 독립된 탱크를 사용합니다. 이를 가스 중복성(Gas Redundancy)이라고 하는데, 한쪽 호흡기에 문제가 생겨도 즉시 다른 쪽으로 전환할 수 있어 안전성이 높아집니다. 밸브와 1단계 레귤레이터가 겨드랑이 아래 눈에 보이는 위치에 있어, 비상 상황에서 조작이 훨씬 빠릅니다.
물론 백마운트가 나쁘다는 건 아닙니다. 일반 레저 다이빙에서는 백마운트도 충분히 안전하고 편리합니다. 다만 본인의 신체 상황과 다이빙 포인트 특성에 따라 적합한 장비를 선택하는 게 중요합니다. 스쿠버다이빙에 정답은 없으니까요.
교육 과정과 적응, 새로운 다이빙의 시작
사이드마운트로 전환하려면 반드시 전문 교육을 받아야 합니다. 보통 다이버들은 백마운트로 입문하기 때문에, 탱크를 옆에 다는 방식에 익숙하지 않습니다. 탱크 장착 순서, 호스 배치, 부력 조절 방법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체계적인 트레이닝이 필요합니다.
PADI나 TDI 같은 다이빙 교육 기관에서는 사이드마운트 스페셜티(Sidemount Diver Specialty) 코스를 운영합니다(출처: PADI). 보통 2~3일 과정으로, 이론 교육 후 제한 수역에서 탱크 장착 연습을 하고, 개방 수역에서 실전 다이빙을 진행합니다. 처음에는 탱크 두 개를 동시에 컨트롤하는 게 어색하고, 수평 자세(트림, Trim)를 잡는 것도 까다롭습니다. 여기서 트림이란 다이버가 수중에서 유지하는 자세의 균형 상태를 말합니다.
하지만 몇 번 연습하다 보면 몸이 기억합니다. 저도 아직 사이드마운트 교육을 받지는 않았지만, 주변에서 배운 친구들 얘기를 들어보면 적응 후에는 오히려 백마운트보다 편하다고 하더군요. 특히 수평 자세가 자연스럽게 유지되면서 공기 소모량(SAC Rate)이 줄어들고, 다이빙 시간이 길어진다는 점이 큰 장점입니다.
처음에는 어려울 수 있으나, 적응하고 나면 새로운 다이빙 세계에 눈을 뜨게 되는 거죠. 저도 올해 안에 사이드마운트 교육을 받아볼 계획입니다.
정리하면 사이드마운트는 허리 부담을 줄이고, 좁은 공간 탐사에 유리하며, 안전성도 높은 시스템입니다. 물론 백마운트가 익숙한 다이버에게는 초기 적응이 필요하지만, 제대로 배우고 나면 다이빙의 자유도와 안전성이 크게 향상됩니다. 허리 통증 때문에 다이빙을 망설이거나, 좀 더 전문적인 다이빙에 도전하고 싶다면 사이드마운트를 고려해보시길 권합니다. 저처럼 10년 넘게 백마운트만 고집하다가 뒤늦게 관심 갖는 것보다, 미리 배워두면 다이빙 인생이 한층 풍요로워질 겁니다.
참고: https://www.tdisdi.com/tdi-diver-news/sidemount-diving-in-a-technical-world/?lang=ko